🚨 잠깐! 스포주의! 이번 독서미식회는 책을 읽고 오시면 더욱 재미있어요 🚨

#1 <1차원이 되고 싶어> 속 3차원 캐릭터들

3차원 캐릭터들에 대한 견과류들의 솔직한 이야기

뿔난 아몬드 : 솔직히 '건강하다'라는 생각이 드는 캐릭터는 별로 없었던 것 같긴 해요. 캐릭터들한테 최선의 선택이라는 게 없는 느낌? 

차가운 마카다미아 : 저는 후반부에 ‘태리한테 희영이가 있어서’, 태리의 얘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딱 한 명이라도 있다는 데 안도해서 마음이 막 풀어졌어요. 그리고 극단적으로 독자를 불편하게 하는 장면이 없어서 그 점도 만족스러웠어요.

외유내강 캐슈넛 : 맞아요. 학교 친구들이 태리를 괴롭히는 장면들은 그 장면을 보고 해리가 자기 혐오를 느끼기 때문에 태리를 밀만하다, 이렇게 생각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장치라고 생각해요. 그래서 필요한 선에서 불편하지 않게 최대한 불편한 장면을 만든 것 같아요.

“지금껏 형이라는 존재가 있어서 외롭지

않을 수 있었어. 앞으로도 그럴 거고. 그러니까 우리 함께 떠나자. "

(중략)

"함께 떠나지 않으면 모두에게 알릴 거야.

형이 어떤 사람이고 윤도와 함께 어떤 일을

벌였는지.둘이 어떤 짓거리를 했는지 모두 다."

차가운 마카다미아 : 솔직히 제가 해리였어도 약간 밀고 싶던데.. 없어져 줘야겠어..! 🤣

혼돈의 건포도 : 저도 밀어버리고 싶었어요😂 태리는 무늬와 함께 이 작품에서 가면을 쓰지 않는 캐릭터이면서, 주인공인 해리가 가면을 쓸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캐릭터인 것 같아요. 어느 순간에는 태리가 ‘상처받을 행동을 왜 사서 하지?’하는 답답함도 있었거든요. 어쩌면 유일하게 자신을 이해해 줄지도 모르는 해리한테 계속 구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었던 게 아닐까..

뿔난 아몬드 : 저는 태리가 해리에게 공개적으로 선물을 주고 이런 것들이.. 엿 먹으라고 하는 건가? ‘내가 좋아하는 사람인데 그것도 못해?’ 이런 반발심도 있었던 것 같아요. 

외유내강 캐슈넛 : 아몬드님이 태리가 답답하다고 여겼던 부분도 작가님이 의도를 하신 것 같은 게, 이 인물들은 아직 미완성적인 단계에 있는 인물들이잖아요. 아직 성장 중인 진짜 아이들이어서 그렇게 하지 않았을까요?

#2 클리셰인가, 혹은 클리셰의 좋은 변주인가

외유내강 캐슈넛 : 저는 이 책을 두 번 읽으면 이미 서사를 다 알고 있는 부분 때문에 뭔가 ‘이거 너무 좀 과한데?’ 싶은 부분들이 좀 눈에 띌 것 같아요. 

차가운 마카다미아 : 근데 후반부에 주인공과 윤도가 싸우는 장면은 약간 클리셰 같았어요.

따뜻한 피스타치오 : 전형적인, 무조건 한 번씩 나오는 장면 같다고 해야하나?

😵‍💫혼돈의 호두😵‍💫 : (손을 슬쩍들며) 저 의견이 있는데 되게 혼란스럽거든요..?! 그 장면에서 윤도가 그렇게 반응한 이유는, 소위 말하는 잘 나가는 친구였는데 본인의 성 정체성을 피할 수 없는 순간을 맞이한거죠. 그래서 감정이 여기저기로 튀어나간 것 같은데.. 그래서 인물들이 행동하는 이유가 이해됐기 때문에 클리셰라고 못 느꼈어요.

차가운 마카다미아 : 클리셰라는 게 그 사람이 우습거나 이해가 안 된건 아니고, 다만 연인이 다툼을 할 때 보이는 그런 양상이 어디서 많이 봤던 모습인 것 같아서 그렇게 표현한거였어요. 그들이 겪는 아픔은 다들 공감하실 거라 생각해요.

#3 이 소설을 조금 더 특별하게 만든, '퀴어'

주요 캐릭터들이 모두 '퀴어'인 이 소설. 퀴어는 소재로서 제대로 기능했나요?

🧊냉정한 피스타치오🧊 : 저는 그렇게 효율적으로 발휘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데, 이 작품에 남자와 여자를 넣어도 말이 돼요😅 그리고 주인공이 능동적으로 말하지 않고 답변을 유보해요. 정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는 점에서 퀴어 서사가 제대로 활용되지 않았다고 생각을 했고요. 오히려 서스펜스 자체는 뭔가 쫄깃쫄깃하게 하는게 있어서 만족하면서 읽었어요.

뿔난 아몬드 : 저는 명확한 답을 주지 않는게 의도한 거라고 생각했거든요😲

따뜻한 피스타치오 : 제가 김금희의 ‘너무 한낮의 연애’가 사랑을 말하면서 성장까지 말하는 좋은 소설이라고 생각을 했는데, 상대적으로 여기서는 사랑은 그렇게 큰 걸 말하고 있지 않은 것 같다, 그래서 퀴어는 소재로서 기능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.

차가운 마카다미아 : 퀴어가 진짜 소설속에서 기능했나 라고 의문을 주시니까 끄덕여지기도 하는데, 어쩌면 이 작가는 퀴어를 특별한 재료로 쓰는 걸 원하지 않았을 수도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좀 들기도 해요. 굳이 왜 특별한 재료로 써야 해? 하고요.